검찰 ‘칼날’ 어디까지…김희선-배기선-김충환의원등 수사

  • 입력 2005년 2월 25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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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검찰발(發) 사정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거나 사법 처리된 정치인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은 열린우리당 김희선(金希宣) 배기선(裵基善) 안병엽(安炳燁), 한나라당 김충환(金忠環) 박혁규(朴赫圭·구속 중), 민주당 이정일(李正一) 의원 등 6명. 전직 국회의원까지 합하면 9명이나 된다.

이 같은 무더기 정치인 수사는 불법 대선자금 수사 이후 최대 규모로 특히 당선된 지 1년도 안 된 현역 의원이 줄줄이 수사를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돈 문제로 수사를 받는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크게 긴장하면서 “혹시 정치권에 대한 대규모 사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김희선 의원은 2002년 6월 구청장 선거 경선과정에서 모 후보에게서 1억 원 이상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달 초 지구당 인테리어 비용을 불법 지원받았다는 혐의가 드러난 데 이어 두 번째.

안 의원은 2004년 4월 총선 때 건설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배기선 의원은 17대 총선 전인 2003년 8월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광고업자로부터 1억 원을 각각 받은 혐의다.

김충환 의원은 지난해 11월 재건축 철거업자에게 거액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강신성일(姜申星一) 전 의원이 업체에서 1억8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이부영(李富榮)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한화그룹에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태식(金台植) 전 국회 부의장은 건설업체에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검찰 안팎에선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의 임기 만료(4월 2일)에 따라 새로운 진용이 짜이기 전에 ‘털고 가기’ 차원에서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

한 검찰 간부는 “솔직히 새 수뇌부가 들어서면 큰 수사를 벌이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수사 중인 사안은 빨리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최근 검찰의 편파수사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반작용이 아니냐”는 불만도 있지만 이번 기회에 불법 정치자금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치인
수사 대상 정치인(당적)혐의결과
김희선 의원(열린우리당)2002년 6월 구청장 선거 경선 당시 후보자에게 1억 원 이상 수수수사 중
2004년 4월 총선 직전 지구당 인테리어 비용 불법 지원받았다는 의혹무혐의
안병엽 의원(열린우리당)2004년 4월 총선 전후 건설업체에서 수천만 원 수수수사 중
배기선 의원(열린우리당)2003년 8월 대구유니버시아드 광고사업자에게서 1억 원 수수수사 중(다음 주 소환)
김충환 의원(한나라당)2004년 11월 재건축 철거업체 대표에게서 거액 수수수사 중
박혁규 의원(한나라당)2002년 5월∼2004년 7월 아파트 인허가 관련해 8억 원 수수구속 수감
이정일 의원(민주당)2004년 4월 총선 당시 상대 후보에 대한 불법 도청 개입수사 중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2002년 8월 대한생명 인수 관련해 한화에서 수천만 원 채권 수수불구속 기소
김태식 전 국회부의장2004년 4월 총선 전후 건설업체에서 수천만 원 수수수사 중
강신성일 전 한나라당 의원2003년 8월 대구유니버시아드 광고사업자에게서 1억8000여만 원 수수구속영장 청구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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