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민노총…노동운동 도덕성에 치명타

  • 입력 2005년 1월 23일 18시 19분


강경파의 반발로 6년 만의 노사정 대화 복귀가 무산된 민주노총이 기아자동차 노조의 취업 비리 사건까지 겹치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노총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동질의 노동자끼리 생존을 미끼로 거래하는 것은 노조의 대표자라는 명목으로 이뤄진 부정부패의 극치’, ‘노동자를 위한 단체가 맞나. 너무 실망스럽다’는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기업 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터진 이번 사건은 노동운동의 민주성과 도덕성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민주노총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특히 대외투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대기업 노조가 타격을 입게 되면 곧바로 민주노총 전체의 조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비리가 있다면 철저하게 파헤쳐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앞으로 투명하고 도덕적인 노사 관계를 확립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발 빠르게 자체 진상조사단을 광주 현지에 파견키로 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

이와 관련해 노동계 안팎에선 “기아차 사태는 그간 노동운동을 이끌어 온 대기업 노조의 곪은 상처가 터진 것으로 권력화된 노조의 도덕성 회복 운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