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서구 교회 성당 등 20곳개방 큰 호응

  • 입력 2005년 1월 19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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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터가 주차장으로 개방됐어요.” 인천 서구 석남2동 김흥일씨(45·회사원)는 요즘 퇴근길이 느긋하다. 다세대주택이 몰려 있는 동네에 마땅한 주차장이 없어 퇴근 무렵 주차 공간을 찾느라 30분 이상 동네를 빙빙 돌아야 했다. 그러나 이 동네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선두교회’가 공터를 주차장으로 개방하면서 주차 고민이 말끔히 사라졌다.》

서구가 지난해부터 이 지역 교회와 성당의 공터 등을 무료 주차장으로 개방하는 사업이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에 등록된 차량은 모두 11만8187대에 이르나 공영주차장은 1405면에 불과해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아왔다.

민간 유료주차장도 62곳(2922면)이 운영되고 있지만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이 도로변에 차를 세우기 일쑤였다.

게다가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에 따라 땅값이 턱없이 올라 주차장 1면을 조성하는데 최소 2500만원이 들어 주차장 추가 건립은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인구가 급증하면서 주차 공간 확충을 요구하는 민원이 쇄도하자 구는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찾다가 교회의 공터에 눈을 돌렸다.

각종 사건사고 발생 우려와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교회들도 있었지만 동네 별로 간담회를 갖고 목사들에게 불법주차 실태를 보여주는 ‘주차투어’를 실시한 결과 다들 문을 열기로 했다.

지난해 2월 석남2동 선두교회에 150면 규모의 주차장이 조성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17개 교회와 2개 성당 등 20곳이 이 사업에 동참했다. 확충된 주차면수는 모두 601면.

이에 따라 주민들은 예배가 있는 주말 등을 제외하고 교회의 공터를 24시간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회 공터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주차구획선을 긋는데 구 예산 6800만 원이 들었지만 150억원이 넘는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구는 또 올 상반기에 서부교육청과 협의해 관내 3개 초중고교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개방하도록 유도하는 등 공공기관 기업 등으로 주차장 개방 대상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이학재 서구청장은 “차량 증가율은 매년 5%를 넘고 있으나 주차 공간 확충에 한계가 있어 이 사업을 시작했다”며 “교회나 학교 입장에서도 주차장 개방으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이미지가 훨씬 더 좋아질 수 있어 동참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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