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클릭! 캠퍼스/동양大

  • 입력 2004년 12월 23일 2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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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름만 내건 게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다녀보니 아주 만족스러워요. 유능한 공무원이 되고픈 꿈이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입니다.”

인천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올해 3월 경북 영주의 동양대(총장 최성해·崔成海)에 입학한 윤재웅(尹哉雄·20·생명화학공학부 1년) 씨는 기술고등고시 합격이 목표다.

전공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무원 시험 준비도 할 수 있어 동양대의 문을 두드렸다는 그는 “고교 졸업성적이 우수하면 등록금을 면제 받는데다 월 30만원의 교재구입비, 무료 기숙사 등 국내에 이만큼 좋은 조건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동양대는 지난해 12월 ‘공무원 사관학교’라는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대학 근처 소수서원(紹修書院)의 전통과 학풍을 계승한다는 설립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젝트였다.

1994년 개교와 함께 ‘동양의 MIT’를 표방하면서 컴퓨터 특성화에 눈을 뜬 동양대는 그동안 교육부와 정보통신부의 시설 우수대학, 정보통신 장비지원 대학 선정 등 특성화에 따른 성과도 상당히 거뒀다.

공무원 사관학교는 또 다른 특성화를 위한 고민 끝에 나왔다. 공부에 앞서 ‘사람됨’을 유달리 강조하는 학풍을 국가인재인 공무원 양성으로 연결시키기로 한 것.

재학생 3600여명 가운데 이 프로그램 참여자는 현재 200여명. 이 중 윤 씨와 같은 최우수그룹은 10명이며, 나머지 학생들은 기숙사인 ‘생활관’ 비용 일체와 교재비, 특강비 등을 지원받는다.

부산진여고를 졸업하고 입학한 박우정(朴佑靜·20·여·행정경찰학부 1년) 씨는 올해 1학기 이 선발시험에서 떨어졌다가 2학기 때 영어시험과 면접을 거쳐 들어갔다.

그는 “경찰관이 꿈인데 공무원 사관학교에 들어가 절반을 이룬 느낌”이라며 “무엇보다 인격수양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고 좋아했다.

동양대는 지난달 재학생의 인성교육을 위해 캠퍼스 안에 ‘현암정사’라는 고풍스런 인성교육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공무원 사관학교 권영호(權寧鎬·45·건축학부 교수) 원장은 “이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교내에 면학 분위기가 확산됐다”며 “밤늦도록 불을 밝히는 생활관 건물을 보면서 이들이 나중에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훌륭한 목민관(牧民官)으로 성장했으면 하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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