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은 8일 “모든 역사적 기념물에는 ‘장소의 역사성’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일부 시민단체의 동상 이전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이어 “시민단체들이 2001년부터 동상의 철거 또는 이전을 요구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 많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맥아더 장군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있다 해도 시민적 공감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상을 이전하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단체는 동상 이전을 요구하는 집회 등을 계속할 방침이어서 이에 반대하는 보수진영 시민단체들과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소속 회원 20여 명은 5일 자유공원에서 동상 이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열었다. 그러자 황해도민회원 등 50여 명이 같은 곳에서 이전에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가졌다.
인천연대는 이전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동상 앞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퍼포먼스를 열기로 했다. 또 10일경 동상 이전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열고 31일까지 시민을 대상으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반면 재향군인회 등 인천지역 보수단체는 동상 이전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인천연대 등은 ‘맥아더 장군의 동상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므로 이 동상을 연수구 옥련동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옮기라고 요구하며 동상 앞에서 반미집회 등을 열어 왔다. 이에 따라 경찰이 동상 주변에서 24시간 경비를 서고 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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