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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2월 3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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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아들 박모 씨(21)를 위해 대리시험을 부탁한 어머니 손모 씨(48)는 경찰 조사를 받으며 아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한 자신을 후회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 씨는 부산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박 씨를 서울 강남의 모 고교에 입학시켰다. 서울의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박 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모 대학에 합격했지만 원하던 학교와 학과가 아니라 같은 해 6월경 자퇴한 뒤 부산으로 갔다.
다시 공부를 시작한 박 씨는 성적이 오르지 않자 대리시험을 생각했고 어머니와 상의해 대리시험을 쳐줄 대상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올해 2월 유명 인터넷 과외소개 사이트에서 부산 모 대학 의예과 김모 씨(22)를 발견하고 “과외를 받겠다”며 집으로 불러들여 대리시험을 애원했다. 몇 차례 거절하던 김 씨는 “절대 적발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대리응시를 결심했다.
김 씨는 점수에 따라 500만∼1000만 원을 받기로 했으며 용돈으로 세 차례에 걸쳐 30만 원을 받았다.
어머니는 김 씨의 사진을 붙인 응시원서를 부산 서부교육청에 대리 접수시켰고, 아들은 자신의 주민등록증에 김 씨의 사진을 얇게 오려 붙인 뒤 비닐코팅했다.
김 씨는 응시원서와 주민등록증 사진이 다른 것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집에 들이닥쳐 대리응시 여부를 추궁하자 한두 번 부인하다 이내 고개를 떨어뜨렸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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