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개정안은 전교조 주장만 답습”

  • 입력 2004년 11월 30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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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재단 관계자들은 3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왼쪽) 등을 만나 여권의 사립학교법 개정 추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2시간 동안 계속된 비공개 간담회에서 “사학 운영체계의 골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김경제기자
사립학교재단 관계자들은 3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왼쪽) 등을 만나 여권의 사립학교법 개정 추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2시간 동안 계속된 비공개 간담회에서 “사학 운영체계의 골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김경제기자
사립학교재단 관계자들은 30일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를 만나 여권의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 추진에 대해 “사학인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자르고 손발을 묶으려 한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이날 회동은 천 원내대표가 사학인의 입장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2시간 동안 양측은 첨예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사학법 개정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여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법안’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학측은 ‘사학법인 제도의 골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맞섰다.

비공개 간담회에 앞서 천 원내대표는 “사학법 개정안은 사립학교의 운영권을 빼앗겠다는 것도, 비리가 만연해 단속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조용기(趙龍沂) 한국사학법인연합회 회장은 “우려되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시각”이라며 “(이 법에는) 사학의 기본운영 체계를 바꾸려는 배경이 곳곳에 들어 있다”고 비판했다.

조 회장은 이어 “10년 가까이 교원집단(전교조)이 해 온 주장이 글자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담겨 있다”면서 “교육과 국가를 책임지는 열린우리당이 이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경악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 의원 가운데 사학을 직접 운영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사학의 실정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 양측은 교사, 학부모, 학생이 추천하는 ‘개방형 이사’를 사학재단 전체 이사진의 3분의 1 이상으로 채우는 데 대해서도 신경전을 펼쳤다. 열린우리당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과반수도 아닌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며 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학인들은 “경영에 간여하겠다는 것은 사학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결국 양측은 다음주 중 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다시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백봉호(白奉鎬) 한양대 명예교수, 이원설(李元卨) 한국기독교학교연맹 이사장, 이종훈(李鍾훈) 전 중앙대 총장 등이, 당에서는 천 원내대표를 포함해 지병문(池秉文) 유기홍(柳基洪) 구논회(具論會) 이인영(李仁榮)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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