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쟁’ 司試합격 - 토익만점자도 울고갔다

  • 입력 2004년 11월 29일 00시 22분


코멘트
‘취업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사법시험 합격자나 토익(TOEIC) 만점자조차 일부 공기업 및 민간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시험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나타났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의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응시한 사법시험 합격자 4명 전원이 영어 성적 불량으로 1차 서류전형에서 낙방했다. 이들은 10%의 가산점을 받았지만 토익 커트라인(920점)을 넘지 못해 탈락했다.

또 연봉이 높아 약 300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LG칼텍스정유의 경우 토익 만점자 20명 전원이 2차 면접에서 탈락했다.

이 회사에는 외국 대학에서 학사나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딴 지원자도 365명이나 몰렸으나 이 가운데 단 1명만이 1차 면접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칼텍스정유 관계자는 “해외유학파 가운데 상당수는 인성 협동심 등을 테스트하는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면서 “영어만 잘 한다고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세상은 지나갔다”고 말했다.

취업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일자리는 적고 취업 희망자는 많은 상황에서 특히 인기 있는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은 특정 분야에만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응시자들을 제쳐놓아도 다방면에 고른 능력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사시 합격자나 토익 만점자가 일반 기업에 지원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지원할 경우 우선 채용은 물론 직급이나 급여면에서 우대를 받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