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친환경농업 메카’ 양평을 가다

  • 입력 2004년 11월 4일 2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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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농약을 전혀 안 쓰고 재배했을까?’ 최근 한 소비자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7%의 주부가 ‘믿지 못해’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신을 씻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친환경 농업의 ‘메카’로 자리 잡은 경기 양평군의 농가들을 찾아 유기농산물이 어떻게 재배되는지를 꼼꼼히 살펴봤다.》

4일 양평군 서종면 수릉2리 ‘달뫼골’ 유기농원(031-771-0805). 쌀과 고추, 상추, 총각무 등 30여가지의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는 곳이다.

재배면적은 무려 1만5000여평. 그런데 농군(農軍)은 농원 운영자인 김종상씨(64)를 포함해 단 3명이다.

“땅의 힘이 좋아 어디에다 무엇을 심어도 다 잘 자라니 가꾸는 사람이 필요 없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가꾸지 않아도 잘 자란다는 김씨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름과 초가을에 수확을 끝낸 뒤 방치해 둔 딸기와 토마토 줄기에서 새로 열매가 자라고 있었다. 열매는 작았지만 당도는 뛰어났다. 김씨가 유기농을 시작한 게 1990년. 벌써 15년째다. 오랜 기간 농약과 화학비료가 닿지 않은 건강한 땅이 스스로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농약을 치는 것은 ‘간접 살인’이라는 신념이 없으면 유기농을 실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양평군 옥천면 용천1리에 있는 ‘가을향기’ 유기농원(031-774-3224)은 지난달 12일 된장과 청국장 등 장(醬)류 부분에서 전국 최초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곳.

농원을 운영하는 김영환씨(47)는 장의 재료가 되는 콩을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것은 물론 장을 담그는 전 과정에서 인공적 요소를 배제하고 있다. 콩을 삶기 위해 장작을 지피고 메주를 띄울 때는 볏짚만을 사용한다. 현재 청국장을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2월 담근 된장은 내년 4월경 출시할 예정이다. 발효기간이 길다 보니 가격은 비유기농에 비해 2배가량 비싸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친환경 농산물이란▼

4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유기농산물’은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것. ‘전환기 유기농산물’은 1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것. ‘무농약 농산물’은 농약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사용량의 2분의 1 이하로 사용해 재배한 것. ‘저농약 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기준치의 2분의 1 이하로 사용해 재배한 농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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