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선관위' 임좌순 총장 사표

  • 입력 2004년 9월 24일 06시 50분


36년간 선관위에서 근무해 ‘미스터 선관위’로 불려온 임좌순(任左淳·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22일 선관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임 총장은 2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22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더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무총장을) 오래 하지 않았느냐. 이제 후배들을 위해 물러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1968년 선관위에 첫발을 들여놓은 뒤 지도과장, 선거국장, 사무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선관위의 산증인. 각국의 선거제도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은 만나는 사람마다 혀를 내두를 정도다.

임 총장은 지도과장 때부터 작은 나라의 선거 관련기사라도 꼬박꼬박 스크랩을 해둔 뒤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해당 대사관에 문의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1994년 선거국장 시절엔 깨끗한 선거의 기틀이 된 ‘통합선거법’ 제정을 두고 정치권과 힘겨루기 끝에 선관위 안에 대한 정치권의 동의를 얻어내기도 했다.

임 총장의 갑작스러운 사직서 제출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재·보궐 선거에 나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열린우리당 복기왕(卜箕旺·충남 아산)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상태여서 아산 출신인 임 총장의 출마설이 제기되는 것.

그러나 임 총장은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면 사무총장직을 갖고 있는 게 더 유리한 것 아니냐”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