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남구 학익동 자동차정비단지

  • 입력 2004년 9월 6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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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송도해안도로 옆의 인천 남구 학익동 자동차정비단지.

정기검사를 받으려는 승용차와 견인차량에 끌려오는 사고 차량들이 쉼 없이 오가고 있어 단지 입구부터 뽀얀 먼지가 날린다.

정비소로 이어지는 길가엔 자동차부품 상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도로변에는 주차 차량이 많아 빈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10개 자동차정비업체와 교통안전진흥공단 산하 자동차검사소, 자동차부품점, 운수업체 등 150여개 업체가 자리 잡고 있는 이 지역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정비단지다.

학익동 자동차정비단지는 1981년 바다를 매립해 조성됐다. 인천 시내에 분산돼 있던 정비업소 15개 업체 가운데 10개가 집단 이주해 오면서 자동차 정비 마을로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처럼 이 단지내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정비업소가 여러 곳 있다.

1968년 자동차관리법 시행 이후 인천 최초의 자동차정비사업소로 허가 받은 ‘세기자동차’의 경우 설립자부터 3대째 정비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곳에서 정비공을 거쳐 상무이사까지 오른 이선남씨(52)는 아직도 정비업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다.

6일 기자가 찾아갔을때도 그는 옹진군 연평도에서 맡겨 온 차량의 보닛을 열고 정비에 한창이었다. 이씨는 “예전에는 고급 정비인력이 집중돼 있는 곳이라 해서 인천 뿐 만 아니라 경기 부천, 김포 등지에서도 많은 차량이 찾아왔다”고 회고했다.

이 곳에서 정비반장으로 일하던 장기택씨(50)는 1995년 단지 내 ‘제일자동차’를 인수해 정비공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이처럼 이 동네에는 우여곡절이 배인 ‘정비업소 흥망성쇠’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지역 정비업체들로 구성된 ‘자동차정비단지 협의회’의 총무를 10년째 맡고 있는 장씨는 “이제 자동차 성능이 너무 좋아졌고 정비업체의 과당경쟁이 심해 돈 벌이가 시원치 않다”며 “학익동이 단순히 고장 차량을 수리하는 곳이 아니라 자동차에 대한 정기검사와 환경정밀검사를 주로 하는 단지로 탈바꿈하려한다”고 말했다.

인천은 일제시대 군용 지프차량을 생산했으며, 1950년대 중반 국내 1호 승용차인 시발차를 선보이는 등 국내 자동차공업이 탄생한 곳이다.

박희제 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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