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주민들이 만든 ‘천연기념물 공원’

  • 입력 2004년 8월 22일 2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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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시 화서면 주민들이 힘을 모아 ‘천연기념물 공원’을 조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서면 이장협의회와 농업경영인회, 상미쌀작목반, 전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봉황회 등 지역단체들은 6월 초 상현리의 반송(盤松·천연기념물 제293호로) 주변 시유지에 1500평 규모의 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해 최근 작업을 완료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말 상주시가 당초 과수원이던 이 땅을 매입해 배나무와 포도나무 등을 제거한 뒤 용도를 검토하자 시와 협의, 천염기념물을 돋보이게 할 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현재 이 공원에는 주민들이 집에서 가져온 소나무와 백일홍 등이 심겨져 있고 잉어들이 노니는 연못, 정자, 잔디밭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연못 주위에는 지역 하천정비사업 과정에서 나온 자연석들을 활용해 만든 돌탑 14기가 들어서 주민들이 남다른 감회에 젖어 있다.

이곳에는 예전에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던 돌탑이 있었기 때문.

쟁반 위에 소나무를 올려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반송으로 명명된 이 천연기념물도 주민들은 돌탑이 있는 소나무라는 뜻에서 ‘탑송(塔松)’으로 부르고 있다.

주민들은 높이 15m, 폭 25m 크기인 이 소나무(수령 500여년)에 대한 경외심을 갖고 있어 훼손되지 않도록 적극 보호하고 떨어진 솔잎도 손을 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협의회 측은 24일 오후 주민들을 초청해 공원개장 기념행사를 열 예정인데 공원의 명칭은 탑송공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박상철(朴尙哲·49) 화서면장은 “주민들이 고철을 모아 마련한 돈과 숙원사업비 등을 활용해 공원을 조성했다”며 “10년 만에 찾아온 폭염과 장마 등을 견디며 주민들이 합심해 아름다운 공원을 만든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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