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평고 동문들 남다른 후배사랑

  • 입력 2004년 8월 20일 2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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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 천수야, 좋아. 정확하게 (센터링을) 올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아프리카의 강호 말리와 3대3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하고 올림픽 도전 56년만에 8강 진출을 확정한 18일 오전 4시 인천의 한 생맥주집.

인천의 축구명문 부평고 동문 40여명이 TV 앞에 모여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들이 직접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와 코치들인 것처럼 이들 30∼40대 졸업생들은 탄식과 환호성을 지르며 경기에 몰두했다.

잠을 잊은 이들의 열성은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부평고 동문들의 각별한 축구사랑은 축구계에선 널리 알려진 일.

특히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는 이 학교 출신인 이천수 최태욱 박용호(이상 26회·2000년 졸업)와 멕시코전에서 멋진 결승골을 넣은 김정우(27회·2001년 졸업)등 후배 4명이 주전 선수로 뛰고 있어 동문들의 관심이 남다르다. 그리스와의 예선 1차전부터 임시 동문회를 소집해 대표팀을 응원한 것은 물론 14일에는 ‘올림픽 8강 진출 기원 부평고 단합대회’를 열었다.

22일 열리는 파라과이와의 8강전은 축구부 합숙소에서 후배들과 함께 어울려 응원할 계획이다.

총동문회는 올해 별도의 체육장학회를 결성해 축구부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발전기금을 모으고 있다. 선수들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도와주고 운동용품 등을 직접 전달하는 개인후원제를 실시하는 등 ‘후배 보살피기 운동’도 활발하다.

6∼18회 졸업생 50명이 모여 만든 ‘녹사자회’는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부평고 선수들의 응원은 물론 회식, 전지훈련 등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1982년 창단된 부평고 축구부는 노정윤(15회) 이임생(16회) 등 국가대표 선수 20여명을 배출했으며 지금까지 전국대회 우승컵을 20차례나 거머쥐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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