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 모십니다”… 해외 유명대학 학생교류 제안 늘어

  • 입력 2004년 8월 10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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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 명문대는 물론 유럽 남미 일본 동남아 지역의 우수 대학들이 한국 학생 유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각 대학 담당자가 한국을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거나 기숙사비 감면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면서 상호교류를 제안하고 있는 것. 이는 우수한 외국 학생들을 유치함으로써 연구 성과를 높이고, 다각적인 국제교류를 통해 국제화를 이루려는 세계 대학의 새로운 추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태=국내 대학의 국제교류 담당자들은 “지난 2, 3년 사이에 늘기 시작한 외국 대학의 교환학생, 여름학기 프로그램 등 교류 제안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고려대의 경우 최근 세계적 MBA(경영학 석사) 스쿨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에서 대학원생을 교환하자는 프로그램을 제의받았다. 고려대 등록금으로 아이비리그 MBA 과정 한 학기를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유리한 조건.

김 폴 재원 고려대 국제교류 담당자는 “요즘에는 한 달에 2, 3회꼴로 각국 대사나 각 대학 총장들이 교류 협정을 맺자고 찾아온다”며 “나라도 미국뿐 아니라 칠레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최근 캐나다의 명문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와 학비 추가부담 면제 및 기숙사비 감면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교환학생 협정을 맺었다. 3월에는 미국 예일대가 처음으로 서울대생을 위한 여름학기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도 했다.

비영어권 대학의 한국 학생 유치 움직임도 활발하다.

멕시코의 명문 콜리나대는 ‘한국학센터’를 개설하고 총장이 직접 한국에 와 각 대학을 방문, 교류 협정을 제안했다.

프랑스 르노재단은 이번 가을학기부터 포항공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학생에게 2년간 프랑스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일본 와세다대의 경우 지난해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직접 입학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학생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초 명문 사립대 출신과 특목고 졸업자 등 17명의 한국 학생이 이 학교 국제교양학부에 입학했다.

와세다대 국제교양학부 입시부 아사쿠라 다카오(朝倉孝雄)는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많이 가는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을 일본으로 끌어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단=서울대 대외협력본부 노경수(盧慶秀) 본부장은 “지금은 어떤 대학도 고립돼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지금 세계 대학의 화두는 국제교류를 통해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우수한 학생을 유치해 대학 구성원의 간접 경험을 넓히고 상호작용을 통해 연구 성과를 높이려고 한다는 것. 노 본부장은 “특히 한국학생들이 우수하다는 것이 세계에 알려졌기 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국제교류실 백기범 과장은 “외국에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이 알려지면서 전반적으로 국가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우수 학생 유치라는 대학의 요구와 아시아 지역에 관심을 갖는 자국 학생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보기술(IT) 분야 등의 기업에서 인턴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개설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늘었다는 것.

서울대 공대 한민구(韓民九) 학장은 “유럽 등 많은 대학에서 우수한 이공계 학생을 유치하려는 제의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효성 있는 교류가 중요하다”며 “국내 대학도 구체적인 준비를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류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인 김수연씨(고려대 중문과 4년)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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