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북 안동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안동시 북후면 도촌리 배춘덕씨(55·여)의 영지버섯 재배사 15동(총 1500평)에 고추를 심어 시험재배토록 한 결과 현재까지 일반 노지고추에 비해 품질과 작황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재배사는 영지버섯을 재배한지 3년이 지나 원목의 기능이 한계에 이르고 버섯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경제성이 떨어져 상당한 노동력을 들여 폐원시켜야 할 시설이었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 측은 10여년 전에 남편을 여의고 혼자 농사를 짓는 배씨의 입장을 감안해 폐원하는 대신 이 곳에 고추를 재배할 것을 권유했다.
이와 함께 재배사의 햇빛을 차단하는 망 등을 제거해 일반 비닐하우스로 기능을 바꾸고 영지버섯 원목 사이에 고추를 심도록 기술을 지도했다.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결과 고추가 영지버섯 원목의 유기물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데다 재배사의 토양도 깨끗해 고추역병이 발생치 않아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품질 좋은 고추를 생산할 수 있었다는 것.
현재 배씨는 일부 고추를 수확해 건조작업을 하고 있으며 다른 고추들도 익는 대로 따 팔 예정인데 친환경 농산물이고 품질도 좋아 상당한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동시농업기술센터는 영지버섯을 3년 이상 재배한 안동지역 관련시설 2만여평을 대상으로 고추재배용 비닐하우스로 전환할 것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 농업기술센터 김연태(金淵泰·45) 지도사는 “영지버섯 재배사는 3∼4년이 되면 폐원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나 요즘은 중국산 영지가 대량 수입돼 이 또한 어렵다”며 “폐원하는 대신 장점을 이용해 고추 등 다른 작물을 생산하면 좋다”고 말했다.
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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