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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19일 0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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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들은 또 공장의 6개 출입문 가운데 정문을 제외한 5개 출입문도 장악한 채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노조원들은 이날 회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된 직후인 오후 6시경 전체 20개 공정별 컨트롤팀의 사무실 중 중질유분해시설 조종실 등 6곳을 점거했다.
회사측은 “200여명의 강성 노조원들이 들이닥쳐 순식간에 사무실을 점거했다”며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갑작스러운 가동 중단을 시도할 경우 폭발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나머지 사무실들에는 본사와 지사의 관리직 사원 등이 투입돼 시설물을 보호하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의 부분파업 이후 안전을 위해 전체 67개 공정 가운데 16개의 가동을 중지하는 등 전체 가동률을 70% 선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이 공장의 원유정제량이 평소 하루 65만배럴에서 45만배럴 이하로 떨어졌다.
노조는 교대근무 형태 및 임금인상 문제 등과 관련해 14일부터 간부들 중심의 파업에 이어 전체 조합원 930명 가운데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부분파업을 벌여 왔다.
노조는 그동안 민주노총 화섬노련을 통한 교섭에서 △5조3교대(주40시간 근무제) 도입 △기본급 기준 10.5% 임금 인상 △비정규직 처우 개선 △지역사회 발전기금 조성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4조3교대 유지 및 기본급 3.2% 인상’을 고수해 왔다.
1967년 호남정유㈜로 출발한 LG칼텍스정유는 국내 차량 항공기 선박 등에 필요한 각종 연료유의 30%와 여수산업단지 내 연관 공장에 화학공업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40%가량 공급해 왔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는 18일 LG칼텍스정유 사업장에 대해 직권중재 결정을 내렸다.
LG정유 관계자는 “이날 오후 노조가 여수공장 내 일부 공정별 조종실 점거에 들어가 조업 차질이 우려되자 중노위가 직권중재 결정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중노위의 직권중재 결정에 따라 노조는 1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노조는 직권중재가 내려질 경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기본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대응이 주목된다.
부분파업이 전면파업으로 이어지는 등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전국 주유소의 26%인 2800여개 LG정유 주유소의 휴업 및 석유화학업계의 조업 단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한국전력의 울산 여수 평택 남제주 북제주발전소와 민간발전소인 신동에너지, LG파워에 발전용 연료유를 공급하고 있어 하절기 전력공급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연속공정’이라는 정유산업의 특성상 일단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에 5∼11일이 걸리며 벙커C유와 아스팔트 등의 제품은 파이프 안에서 응고돼 이를 복구하는 데 추가로 7일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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