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마사회 장학재단 명칭놓고 농림부와 신경전

  • 입력 2004년 7월 12일 18시 14분


“‘경마’ ‘마사회’라는 단어를 넣어야 한다.” “더 좋은 명칭을 생각해 보자.”

한국마사회의 경마 수익금을 출연해 신설할 장학재단의 명칭을 둘러싸고 마사회와 상급기관인 농림부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마사회는 올해 200억원을 내놓은 뒤 해마다 150억원을 장학재단에 출연할 계획이다. 8월 말 설립 예정인 이 장학재단은 농업인 자녀 학자금 지원 및 복지사업, 국내외 연수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에 운영될 예정.

그러나 지난달 28일 열린 장학복지재단 설립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명칭을 확정짓지 못했다.

마사회측은 ‘경마’, ‘마사회’라는 단어가 들어간 명칭을 제시했으나 농림부가 난색을 표명하며 ‘농촌장학복지재단’ 등의 이름을 내놓아 합의를 보지 못한 것. 결국 19일 이후 열릴 2차 회의로 결정을 미뤘다.

마사회가 명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지난해에만 세금 1조1700억원을 내고 당기순이익 중 1400여억원을 특별적립금으로 정부에 납부해 단일 규모로는 최대의 공익기업이지만 ‘도박기업’이라는 나쁜 이미지가 있기 때문. 이번 기회에 이런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자는 생각에서 명칭에 신경을 쓰는 것.

마사회 노조측도 성명을 내고 “마사회는 실질적인 공익 기여도에 비해 부정적인 인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경마 수익금이 사회공익에 환원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는 장학재단 명칭에 반드시 경마, 마사회 등의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미숙 농림부 여성정책담당관은 “양측이 좀 더 좋은 명칭을 찾자고 해서 명칭 결정을 유보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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