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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1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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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는 요즘 어린이들이 태권도를 배우며 지르는 우렁찬 기합소리가 매일 울려 퍼지고 있다.
해병대 흑룡부대가 이 섬에 있는 북포초교 운동장에서 이 학교 학생 200여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것.
흑룡부대가 어린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월드컵대회가 열린 2002년 6월부터. 43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백령도에는 태권도장이나 민간인 사범이 없어 그동안 어린이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가 없었다.
당시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오른 국가대표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던 학교측은 흑룡부대에 태권도 교습을 요청했고 부대측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현재 태권도 사범은 최동진 상병(22)이 맡고 있다.
한서대 경호비서학과에 다니다 입대한 그는 태권도 4단, 검도 2단, 유도 2단의 무예 고수다.
태권도 교습은 최 상병의 지도 아래 학년별로 매일 실시하고 있으며 한 학기가 끝나면 교사들과 함께 자체 승급심사를 갖는다.
지금까지 승급심사에 합격한 학생은 모두 400여명. 이 가운데 50여명은 인천태권도협회가 주관한 승품 심사에서 1품(15세 미만은 단이 아니라 품의 칭호를 줌) 이상에 합격했다.
이 학교 6학년 유민제군(12·1품)은 “예전에는 육지에서 마음껏 태권도를 배우는 아이들이 제일 부러웠다”며 “열심히 배워 나중에 늠름한 해병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흑룡부대 관계자는 “내년부터 백령초교 학생들에게도 태권도를 가르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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