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파리 이용 양파 인공수분 성공

  • 입력 2004년 5월 19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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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목포시험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리를 이용한 양파의 인공수분에 성공했다.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목포시험장은 양파의 신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연두금파리(blow fly·몸체가 연두색 금빛을 띠는 파리)를 이용해 인공수분을 한 결과 현재 수정 성공률이 90%에 이른다고 19일 밝혔다.

인공수분 방법은 양파 꽃을 씌운 그물망 안으로 시험장에서 키운 연두금파리 150∼200마리를 넣어 파리가 양파 꽃 사이를 옮겨 다니며 수분하도록 한 것.

파리는 대개 10일 동안 수술의 꽃가루를 빨아 먹고 암술의 머리에 꽃가루를 묻혀 주는 임무를 완수하고 그물망 안에서 죽는다.

목포시험장은 수정벌이나 진딧물, 집파리를 이용한 외국의 인공수분 사례를 보고 1999년부터 이 방법을 연구해왔다.

시험장측은 양파의 인공수분을 위해서는 연간 100만마리의 파리가 필요해 파리를 대량 사육하는 방법을 개발해 현재 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 특허의 핵심은 연두금파리의 알을 부화시켜 번데기 상태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위해 시험장측은 온실 속에 최적의 부화조건을 갖춘 30평의 사육장을 만들었다.

연두금파리가 인공수분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자 일본의 한 종묘회사는 최근 파리 사육방법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목포시험장 장영석(張永錫) 농학박사는 “양파는 꽃가루가 묻어 있는 암술의 머리부분이 가늘어 사람의 손으로 수분하면 100% 실패해 파리를 활용하는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라며 “대파나 부추 등 작물의 우량 품종 개발에도 파리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안=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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