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바위 총알 박혀있어 나라 탈난듯” 북한산 등산객 주장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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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정기가 흐르는 곳에 총알이 박혀있으니 나라가 시끄러울 수밖에 없죠.”

30년간 북한산을 오른 등산 마니아 김정웅씨(60·우정복지협력회 소속 환경미화원 감독)의 이색적인 주장이다.

그는 13년 전 경기 고양시쪽에서 북한산을 올랐다가 태고사(비봉능선에서 서쪽방면으로 1km 아래) 동쪽에 위치한 이른바 거북바위 목 부분에 총알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산악회 회원들과 이곳을 찾았을 때도 여전히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6·25전쟁 때 철갑탄 총알이 박힌 것으로 추정됩니다. 거북바위 머리가 청와대를 향하고 있는 만큼 나라의 기를 뚫어주는 차원에서 총알을 제거해줘야 합니다.”

북한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21일 현장 조사를 벌여 거북바위에 총알이 박힌 사실을 확인했다.

하종수 북한산국립공원 북한산성 분소장은 “거북바위는 거북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 등산객들이 부르는 이름”이라며 “제보자의 요청에 따라 총알을 제거한 뒤 간단한 제사를 지내는 것을 허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씨는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만간 거북바위의 총알을 제거하고 간단한 제사도 지낼 예정이다.

체신부(현 정보통신부) 공무원으로 30여년을 근무한 김씨는 북한산에서 올무 덫 제거 등 자연보호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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