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샌프란시스코 치과, 병원에 茶室운영 화제

  • 입력 2004년 3월 10일 2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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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한잔 하십시요.”

부산 해운대구 우1동 다산빌딩 5층 샌프란시스코 치과(원장 서기성·徐己成·46)에 들어서면 은은한 녹차 향기가 그윽하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이 병원은 시민들은 물론 외국인, 종교인 등에게 지명도가 높은 편이고 단골고객도 많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실시한 경영평가에서 우수의원으로 인증을 받기도 했다.

80평의 병원 공간 중 함께 나누고 베푸는 넉넉한 삶의 문화공간으론 3평 남짓한 다실(茶室)이 으뜸이다. 200여점의 다기와 30여 종류의 각종 차가 있어서 전통 찻집을 연상시킨다.

‘客去 茶香 留舌 本(객은 떠나도 차향은 남아있다)’이란 한자 성어가 새겨진 다실은 병원을 찾는 사람이라면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이 일대 주민에게는 동네일을 의논하는 사랑방으로, 하루일과를 마친 직원들에게는 세미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 원장은 “아름다운 우리 문화를 나누자는 뜻에서 병원 한쪽에 따뜻한 차가 준비된 공간을 마련했다”며 “차는 이의 색깔에는 좋지 않지만 충치를 예방하는 데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가 뒷전일 정도로 차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운영비가 만만찮은 다실을 운영하는 데는 팽주(차 자리를 주제하는 사람)인 그의 부인 이경미(李京美·46)씨가 있어서 가능하다.

병원 실장이기도 한 그는 환자의 치아관리, 상담, 사후 관리를 도맡으며 남편과 함께 의료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이 병원을 다시 찾고 싶은 병원으로 만드는데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10년 후쯤 정원이 있는 클리닉을 운영해 외국인들이 차도 마시면서 진료도 받고 또 한국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의료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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