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년 역사 그게 어쨌다고…이겨본적 없어 박수도 안쳐"

  • 입력 2004년 3월 9일 19시 05분


미국 10개 도시에서 순회공연 중인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하성호씨(52)가 공연 도중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순회연주회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문화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관광공사,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했다.

5일 로스앤젤레스 공연을 관람한 재미교포 등 관객들이 이 오케스트라 인터넷 게시판(www.seoulpops.or.kr)에 올린 글에 따르면 하씨는 공연 후반부에 영어로 “미국은 200년 동안 많은 것을 이뤘다. 한국은 5000년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게 어쨌다는 거냐(5000 years, what the hell!)”라며 한국 역사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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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씨는 또 “미국이 최고다. 결국 음악은 미국에서 온 거다. 미국이 한국에 음악과 그밖에 다른 것들을 전파해줘서 너무나 감사하다” “한국 사람들은 박수를 안 친다. 한국은 반만년 역사 동안 한번도 승리를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인터넷 게시판에는 항의가 빗발쳤고 접속자 폭주로 인한 장애를 일으켜 9일 오전부터 폐쇄됐다.

하씨는 “표현력 부족으로 한국을 비하하게 된 점에 대해 사죄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하씨를 부지휘자로 교체해 남은 공연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팝스의 미국 공연에는 한국관광공사 1억원, 삼성전자 3억원, 현대자동차 3억원, 포스코 2억원 등 총 11억원이 지원됐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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