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北에서 배운 기능 밑천 南서 꽃피울터"

  • 입력 2004년 1월 29일 2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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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관심이 많았던 자동차 분야를 남한 대학에서 전공할 수 있어 기쁩니다”

대전 대덕대 자동차 전공에 합격한 탈북자 김명학(金明學·26)씨는 수업이 시작될 3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북한에서 지역 당비서의 자동차를 몰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동차에 관심을 가졌다는 그는 “자동차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며 자동차 학과에 지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4개월 동안 자동차기술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김씨는 졸업 후 자동차 산업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중국으로 진출해 매매와 정비를 겸하는 자동차 사업을 할 계획이다.

그는 함남 단천시에서 기능대학을 다니며 갱도 파는 기술 등을 배우다 1997년 2월 형(28)과 함께 중국 옌볜(延邊)으로 탈출했다. 여기서 제지공장에 다니면서 한국 선교사들과 성경 공부를 하며 어울리다 뒤이어 탈북한 부모 및 동생 등과 함께 2001년 11월 남한에 들어왔다.

4개월 동안 정착 교육을 받은 김씨는 대전에 정착해 지난해 2월 같이 탈북한 이금실씨(24)와 결혼해 보금자리를 꾸몄다. 그는 정부 보조금 89만원과 주유소에서 일을 해 번 돈으로 살림을 이어간다.

김씨는 “남한은 좋은 기술을 습득해 열심히 일하면 어느 정도 풍요로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어 북한보다 좋다”고 말했다.

한숭동(韓崇東) 대덕대학장은 “김씨가 소망하는 대로 자동차 기술을 잘 배울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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