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씨, 총선출마 꿈 간직한채 강원도 절에서 ‘수양중’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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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자택을 압수수색당한 이광재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은 최근 고향인 강원 평창군에 있는 한 절에서 머물고 있다.

자신을 조용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마음은 지극히 편안하다. 스님들과 함께 수행도 하고, 많은 수양을 쌓고 있다. 많이 참회하고 있다”며 “스님들이 우스개로 ‘이러다 중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매일 등산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것으로 소일하고 있고, 최근에는 한시(漢詩) 읽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건강은 아주 좋고, 몸무게도 조금 빠졌다고 한다.

이 전 실장은 자택 압수수색 사실에 대해선 “방금 서울에 있는 집사람이 연락을 해와 알았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특검 조사에 대해서도 “설 이전에 한번 부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따로 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해 검찰 수사에서 나온 것 이상으로 새로 드러날 혐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4월 총선 출마 여부를 묻자 이 전 실장은 “일단 이 고비를 넘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냥 정치를 위한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출마 문제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해 특검 수사가 마무리된 뒤 본격적인 출마 채비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실장은 산속 생활로 마음의 평안을 되찾은 듯 지난해 11월 썬앤문 그룹의 자금 수수 문제가 불거졌을 때의 격한 감정은 수그러든 것 같았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들은 “압수수색은 예견됐던 일이 아니냐”며 “오히려 특검 수사가 온갖 억측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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