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쟁점/부천 '빛의 축제' 12월 재개최 추진

  • 입력 2003년 10월 29일 2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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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가 최근 막을 내린 이탈리아 전통 빛의 축제인 ‘루미나리에’를 12월에 다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부천시는 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20일 원미구 상동신도시에 있는 호수공원에서 루미나리에를 개최했다.

관람객에게 8000원의 입장료(부천시민은 5000원)를 받은 이 축제에는 무료 입장객 13만명을 포함해 45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유치목표인 80만명을 크게 밑도는 것.

시는 축제에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문화도시라는 이미지를 전국에 알렸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시는 공연을 주최한 M사로부터 공원 울타리 설치비 1억5000만원과 임대료 5500만원 등 모두 2억4000만원을 받았다.

▽앙코르 공연 추진 배경=시는 축제 기간인 10, 11일 경희대 관광정보연구소에 의뢰해 입장객 5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5.6%가 ‘불만스럽다’고 했지만 24.9%는 ‘만족한다’, 2.7%는 ‘매우 만족한다’, 43.7%는 ‘보통이다’고 대답해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루미나리에를 연말연시에 앙코르 개최한다면 다시 찾겠느냐고 묻자 58%가 ‘방문하겠다’고 대답함에 따라 12월 17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다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입장료에 비해 행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에 따라 러시아 아이스발레단과 국내 인기가수 등을 초청해 공연할 계획이다.

▽논란=시는 앙코르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축제가 열린 상동신도시 주변 상인과 일부 주민은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다시 개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시가 앙코르 개최를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홈페이지 ‘사이버 민원실’ 등에는 비난의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주민 박모씨는 ‘루미나리에를 또 한다구요?’라는 글을 통해 ‘주민들이 이용해야 할 공원을 행사장으로 빌려주고 소음과 교통난에 또 시달릴 수는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시가 돈벌이에만 급급하지 말고 상동신도시 소음문제 등 지역 현안이나 우선적으로 해결하라’는 글도 올랐다.

시 관계자는 “축제와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입장료를 조정한다면 앙코르 개최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시는 31일까지 부천지역 전화가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루미나리에 앙코르 개최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해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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