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50년 禁酒학칙’ 깨질까

  • 입력 2003년 10월 22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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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1946년 개교 이래 1951년부터 금지해 온 생도들의 음주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육사는 재학시 음주와 흡연, 혼인을 하면 퇴교시키는 ‘3금(三禁)제도’가 생도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구속하고, 이로 인해 불미스러운 사고가 잇따른다는 지적에 따라 교내 특정구역에 한정해 음주를 허용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육사 관계자는 22일 “2006년경 개축이 끝나는 교내 생도회관에 대형 호프집을 마련해 생도들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면회 오는 친구 등과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육사 간부와 졸업장교 등을 대상으로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3금제도를 실시하다 폐지한 미국 육사(웨스트포인트)의 경우 폭행 사고 등 부작용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한 영관장교는 “몇 해 전 미 육사 생도들이 방한했을 때 3금제도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언급하며 한국 육사는 그냥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육사가 음주 허용을 검토하는 것은 엄격한 교칙에도 불구하고 외박이나 휴가 중 생도들의 음주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실제로 두 달 전 3학년 생도 6명이 외박 중 술을 마신 뒤 외국인 여성과 시비가 붙어 집단 퇴교를 당한 일도 있다.

한편 육사는 현재 생도들의 정복이 몸에 달라붙고 쉽게 구겨지는 등 활동하는 데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2005년부터 새 정복으로 교체키로 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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