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 각종 분규에 팔짱 ‘장기화 방치’

  • 입력 2003년 10월 12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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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지역에 각종 분규가 잇따르고 있으나 울산시 등 행정당국이 중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분규가 장기화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10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시립무용단 사태.

울산시립무용단 노조(위원장 우진수)는 문화예술회관측이 1월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전공자가 함께 있는 여성무용단원들에게 일률적으로 한국무용인 ‘살풀이’ 만으로 오디션을 실시하자 “비예술적인 평가”라며 오디션을 거부했다.

이에 문화예술회관측은 “계약위반”이라며 오디션 거부자 5명을 해촉했으며, 부산지방노동위는 6월 “해촉된 단원들을 원직복직시킬 것”을 결정했다.

시는 그러나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한 뒤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대로 복직시킨 뒤 중앙노동위 등 상급심에서 ‘정당해고’로 판결하면 임금을 돌려받아야 하기 때문에 소송이 끝날 때 까지는 복직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무용단원들은 시청과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천막농성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 교육청과 전교조간의 마찰도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2001년과 지난해 울산교총이 논문 제출 편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교사들에게 승진 가산점을 잘못 부여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교육청이 책임자를 징계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2일부터 시 교육청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시 교육청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징계를 하겠다”며 징계를 미루자 전교조는 천막농성과 함께 6일부터 등하교시간에 시내 곳곳에서 ‘논문조작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병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교조 울산지부는 조만간 전국 교사대회를 울산에서 개최할 방침이다.

또 국내 최대의 정유사인 울산석유화학공단내 SK㈜도 2월부터 시작된 노사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조가 1일 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을 결의하는 등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9일 중앙노동위에 신청한 쟁의조정 신청 기한이 지나는 2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해 분규가 심화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시가 매년 수 십억원씩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시내버스 회사 노사가 임금협상 결렬로 분규가 발생했지만 시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는 7월 4일 노사분규 해결을 위해 노사정 협의회(위원장 박맹우 시장)를 구성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아 “시의 무기력한 대처가 분규를 장기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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