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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9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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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4시반경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북한기자 대구만행 범국민 규탄대회’를 연 반핵반김 국민대회,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등 30여개 보수단체 회원들은 단상에서 인공기를 찢으려 했다.
이때 사복경찰관이 인공기를 빼앗기 위해 단상으로 올라가자 흥분한 군중이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화기를 틀어 뿌린 김모 순경(28)이 군중 10여명에게 끌려 다니며 집단폭행을 당해 오른쪽 머리에 상처를 입고 옷이 찢긴 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여덟 바늘을 꿰맸다.
군중은 김 순경이 가지고 있던 휴대용 소화기를 빼앗아 머리를 내리치는 등 10여분간 김 순경을 집단 구타했다. 다른 2명의 경찰관도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사복을 입고 있어서 좌익집단 소속 학생인 줄 알고 강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김 순경을 머리로 들이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힌 홍모씨(67)를 불구속 입건하고 폭력행위 가담자를 더 가려내 집단폭행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참여네티즌연대 이준호 대표와 예비역대령연합회 서정갑 회장, 서해교전 전사자 고 황도연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씨(57) 등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이 참가했다.
자유발언으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반핵반김 국민대회 신혜식 청년본부장은 “대구에서 발생한 북한기자단의 폭력사건은 북측의 명백한 테러”라며 “김정일 정권이 폭력집단임을 새삼 드러내며 국제사회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현장중계 4신 : 오후 6시 10분
경찰이 집회를 마친 후 귀가하던 전국대령연합회 정모씨(58)를 경관 구타 현행범으로 체포를 시도했다.
경찰관계자는 "피해자의 혈액이 옷에 묻어있고, 주변의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현장에서 체포하려고 한다"면서 사복경찰 3명이 연행을 시도했으나, 집회 참석자들의 강력한 저지로 실패했다.
정씨는 "폭행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방송사의 촬영테잎을 분석해 사실이 확인되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단폭행 공범으로 체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장중계 3신 : 오후 5시 50분
5시경 무대 뒤 멀티스크린에서는 지난해 서해교전 당시 자료화면이 방영됐고 교전 당시 전사한 황도현 중사의 유가족과 서정갑 대령연합회 회장이 단상에 올라 정부를 비판하며 “국민은 적장의 공갈에 굴복한 노 대통령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1세기 깨끗한 나라 만드는 사람들’의 봉태홍 대표는 “야당은 뭐하고 있나”라고 물은 뒤 “한나라당은 각성하라” 고 질책했다.
주최 측은 “정부와 북측이 이번사태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금요일 이 곳에서 다시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힌 뒤 ‘“자유대한민국” 만세 3창을 끝으로 자진해산했다.
한편 인공기를 빼앗는 과정에서 경찰이 심하게 구타당한 것과 관련해 경찰은 “구타한 사람을 사법처리 하겠다”고 밝혔고 주최 측은 “우리도 대회를 방해한 경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현장중계 2신 : 오후 5시 00분
이어 이준호 대표가 무대에 오르자 아래에서 갑자기 ‘ㅇㅇ야 받아!’라는 소리와 함께 인공기 뭉치가 던져졌고 동시에 사복경찰 2명이 뭉치를 빼앗아 단상 아래로 뛰었고 주변에 있던 경찰들이 휴대용 소화기를 분사해 무대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를 지켜보던 참석자 20여명이 인공기를 빼앗기 위해 달려들었고 이어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경 동부지구대 김진각 순경이 심하게 맞아 머리를 다친 뒤 강북 삼성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순경은 왼쪽 이마가 2.5cm 가량 찢어져 일곱 바늘을 꿰매는 중상을 입었으며 현재 다른 부상을 알아보기 위해 정밀진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인공기를 손으로 찢는 절단식을 하려고 했는데 평화적 행사를 불법적으로 막은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장 주변에 4개 중대 480명과 사복경찰 50여명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현장중계 1신 : 오후 4시 10분
지난 24일 대구에서 발생한 북한 기자단과의 충돌사태와 관련, 일부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은 29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에서 ‘북한기자 테러만행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는 반핵반김 국민대회 청년본부(본부장 신혜식)와 민주참여네티즌연대(대표 이준호) 등 30여개 보수단체가 주관했으며 대회장에는 ‘주권을 포기한 노무현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다.
주최 측은 대회에 앞서 “대회 준비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지금 여기도 감시자가 있다”면서 “자유롭고 평화스러운 시위가 되도록 경찰도 자제하고 우리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자”고 밝혔다.
4시10분경 신혜식 본부장은 대회 시작을 알리며 “경찰이 광화문을 막아 시민들의 행사참여를 막았는데 이것은 명백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대회 시작과 함께 무대 뒤에 설치된 멀티스크린을 통해 대구 U대회에서 北기자의 시민단체 회원 폭행 장면 동영상을 5분간 방영했다.
신본부장은 "북핵개발을 저지하고 북한 인권을 보장하라는것이 극우세력 보수집단의 주장이냐"고 반문하고 “정부는 北기자에게는 사과하고 우리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인권과 핵개발을 이야기했을 뿐 반북시위를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 본부장은 “경찰은 교묘히 불법으로 몰아 우리를 범법자 취급을 한다.”면서 “때린 사람을 처벌하지 않는 정부가 바로 범법자”라고 말했다.
이어 성명을 통해 "U대회의 폭행사건은 북한측의 명백한 테러이며 북한 김정일의 사과를 요구"하고 "정부는 사건 주동자를 입건하고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허희재 동아닷컴기자 selly@donga.com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전주연 동아닷컴기자 jyc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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