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 서해안 '투기꾼 새표적'

  • 입력 2003년 8월 17일 19시 01분


대전 충청 지역 11개 시군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자 투기꾼들이 충남 서해안으로 눈을 돌려 충남 해안 부동산을 집중 매입하고 있다.

17일 태안군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투기꾼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토지거래에 각종 제약이 따르자 이를 피해 바닷가 부동산을 마구 매입해 이 일대 토지 거래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7월말까지 충남 태안군의 외지인 토지거래량은 3686필지 1125만m²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81필지 725만m²에 비해 필지는 42.8%, 면적은 55.2% 늘었다. 외지인은 대부분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들이다.

이 일대에 투기 붐이 불면서 태안군이 택지개발사업을 하면서 팔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던 체비지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태안군은 98년 말 조성해놓고 팔지 못했던 남면 몽산포해수욕장 택지 33필지 1만3065m²을 올 들어 외지인들에게 모두 팔았다.

또 태안군청 앞에 조성된 동남지구 택지 153필지 48만m² 중 60필지(1만7000m²)도 최근 한국토지공사가 한꺼번에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조만간 팔릴 전망이다.

올해 말 분양 예정인 안면도 백사장해수욕장 내 택지(32필지 7894m²)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외지인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태안읍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박모씨(43)는 “외지인의 부동산에 대한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났으나 소유자는 가격 상승을 기대해 매매를 꺼리고 있는 추세”라며 “서산 당진 홍성 등 충남 서해안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토지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토지가도 상승해 태안군의 2003년 개별공시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10.2% 상승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청권 내륙에 대한 투기규제가 심해지자 투기꾼들이 서해안으로 몰리는 것이 확실하다”며 “조만간 투기방지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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