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국립대학 유치 의사 없나

  • 입력 2003년 8월 15일 2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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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울산에서 국립대 유치 범시민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가 ‘캠퍼스 울산이전’ 의사를 밝혀온 국립대에 뚜렷한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울산으로 캠퍼스 이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국립대는 부산 부경대와 대구 경북대.

부경대 강남주(姜南周) 총장은 이달 초 △대학이 매입할 부지 100만평 시가 알선 △대학 발전기금 1500억원 확보 등 ‘울산 이전 조건’ 6개항을 울산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경북대 김달웅(金達雄) 총장도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울산과 경북 구미에 제2캠퍼스 건립을 추진중”이라며 “특히 울산에 대학병원을 설립하는 계획도 수립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대학 이외에도 교육인적자원부가 6월 13일 전국 국·공립대와 사립대에 ‘울산 이전 촉구 공문’을 보낸 이후 전국에서 4, 5개 대학이 울산 이전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당시 “대학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다른 지역 대학이 울산시로 이전하거나 분교를 설치할 경우 행정적으로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며 “대학 이전을 희망하는 대학은 울산시와 직접 협의해 달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울산시는 전국의 대학들이 이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특히 3월부터 시작된 ‘국립대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과 관련, 14일 현재 전체 시민의 절반이 넘는 57만2000여명이 서명한 것으로 나타나 시가 시민들의 대학 유치 열기에 제대로 호응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울산 국립대 설립 범시민 추진단 관계자는 “시가 행정적,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한 뒤 대학 유치운동을 적극 펼쳐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학 총장들이 울산 이전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는 데도 시가 ‘화답’하지 않는 것은 대학 유치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범시민 추진단은 18일 오전 11시 울산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립대 유치를 위해 시가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울산의 국립대 유치는 학비 경감과 산학협동을 통한 지역 발전을 위해 1994년부터 간헐적으로 추진되다 지난해부터 부경대 등이 유치의사를 밝히자 본격 추진됐다.

지난해 울산지역 대학 진학자 1만3012명 가운데 울산의 유일한 4년제 대학(정원 7050명) 진학자는 5272명(40.6%). 7740명(59.4%)은 타 지역 대학에 진학하고 있어 울산시민들은 연간 2000억원의 대학 교육비가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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