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부속실장 향응 파문]梁실장 6월28일 행적

  • 입력 2003년 8월 1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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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梁吉承)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충북 청주시에 내려온 것은 토요일인 6월 28일 오후 5시반경. 이날은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 청와대에 ‘비상’이 걸린 날이었다.

평소 절친한 사이인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 오원배씨(45)의 초청을 받은 터였다. ‘접대’는 경부고속도로 청주인터체인지에서부터 시작됐다. 양 실장은 오씨의 권유로, 타고 온 관용차를 곧바로 서울로 돌려보내고 마중 나온 골재업자 김모씨의 에쿠스 승용차로 갈아탔다.

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씨(50) 소유의 R호텔에서 잠시 머문 양 실장과 일행은 인근 충북 청원군 오창면의 C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지지했던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경선동지회’ 회원 4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민주당 지구당 관계자들도 일부 있었다. 메뉴는 민물 매운탕. 40여만원의 식대는 한 당직자가 계산했다.

식사를 마친 뒤 양 실장과 오씨, 김씨는 회원들과 헤어져 오후 9시경 K나이트클럽에 도착해 1층에 기다리고 있던 나이트클럽 주인 이씨의 안내를 받아 3층 룸으로 들어섰다. 이들 4명은 자정까지 12년산 양주 2병과 맥주 3병, 과일과 마른안주, 음료수 등을 마셨으며 노래도 불렀다. 술시중을 위해 여종업원 2명이 들어왔으나 돌려보냈고 마담과 룸웨이터(여)가 시중을 들었다. 술값은 모두 41만3000원. 오씨는 “내가 현금으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는 지난해 경선이 화제였다. 또 신행정수도 이전 문제, 경부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에 대한 얘기들도 오갔다는 것. 이 자리에서 나이트클럽 주인 이씨와 김씨는 양 실장에게 “그동안 고생한 오 부지부장을 배려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부탁을 했다.

나이트클럽을 나온 양 실장은 오씨, 이씨, 김씨 및 동석했던 여자들과 인근 포장마차에서 해장국수를 먹은 뒤 오전 2시경 호텔방으로 올라갔다. 오씨는 “형님(양 실장)이 혼자 자는 게 안쓰러워 집에 전화한 뒤 호텔에서 형님과 함께 잤다”고 말했다. 이튿날 오전 양 실장은 아침식사를 마친 뒤 오씨 동생의 승용차 편으로 상경했다. 방값은 규정요금의 절반인 7만원을 오씨가 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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