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23일 총파업… 현대車 총파업 예고…끝없는 '夏鬪'

  • 입력 2003년 7월 20일 18시 36분


코멘트
주5일 근무제 도입을 둘러싸고 노-정(勞-政), 노사(勞使)간 진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도 예년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하투(夏鬪)’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국회로 넘어간 주5일 근무제 정부 입법안이 노동계에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임시국회에서의 처리에 맞서 23일 전국적인 경고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노동계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더라도 기존 임금의 삭감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안은 연차휴가의 축소와 월차휴가 폐지, 생리휴가 무급화 등의 내용을 담아 기존 임금이 깎일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노조가 이번 주에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고 화물연대도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하기로 결의해 휴가철에 접어들었는데도 노동계의 하투 분위기는 팽팽하게 지속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운송사와 운임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다음달 중 전면 투쟁에 돌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노총이 20일 발표한 ‘2003 임단협 보고서’에 따르면 16일 현재 교섭 가능한 882개 노조 가운데 73.9%인 652개 노조가 임단협 교섭에 들어갔고 이 중 214개 노조(32.8%)만 협상을 타결지었다.

이는 민주노총이 지난해 7월 같은 시점에 자체 집계했던 임단협 타결률 32.8%와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발전과 철도, 가스 등 3개 공공노조가 동시에 파업하고 금속 및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된 데다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개최돼 임단협이 크게 지연됐다.

이달 초 노동부가 집계한 100명 이상 사업장의 임단협 타결률은 32.3%로 지난해 같은 기간(38.9%)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민주노총 집계에는 16일 타결된 금속 및 보건의료노조의 임단협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공공과 건설, 서비스연맹의 교섭률이 낮고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최 같은 변수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교섭률은 꽤 낮은 편이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예년에는 7월 중순경 여름휴가가 본격 시작되면 사실상 하투가 끝나고 9월부터 다시 임단협이 재개됐다”며 “그러나 올해는 주5일 근무제 등을 둘러싼 노사정의 마찰로 여전히 뜨거운 하투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