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400년만의 고사위기 주민정성이 살렸다

  • 입력 2003년 7월 1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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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을 자랑하는 호두나무가 병고를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충남 천안시 광덕면 광덕리 광덕사 앞마당에 있는 수령 400여년의 ‘광덕사 호두나무’. 이 나무는 2001년 겨울 이 일대를 뒤덮은 추위로 동해(凍害)를 입어 가지 끝부터 시들어 가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고사할것처럼 중증을 보였다.

천안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긴급 치료에 나섰다. 1000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미 시들어 버린 가지 4개를 잘라내고 상처 부위를 치료했으며 영양제를 공급했다.

광덕사와 이 사찰을 찾는 신도들도 나무가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했다. 그 간절함이 전해졌는지 나무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 활기차고 울창한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동해를 호되게 입은 데다 나무의 수령이 많아 과연 회복될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나무는 고려 충렬왕 때인 1290년 경 외교가였던 유청신이 원나라에서 호두 다섯 개와 묘목 세 그 루를 들여와 여기에 심은 호두나무의 자목(子木)으로 199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고려도경과 동국여지승람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이 호두나무의 재배기록이 전한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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