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공작원 보상제외 비관자살

  • 입력 2003년 5월 5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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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파공작원으로 일했던 장교 출신 50대 남성이 정부의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일 오전 11시경 예비역 대위 김모씨(59)가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자신의 집 근처 공원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1968년부터 2년간 북파공작원 팀장으로 비무장지대 등에서 공작원들의 귀환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은 김씨는 지난달 29일 장교 출신 북파공작원들의 보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국방부 관계자와 면담했으나 ‘장교 출신은 보상 방침이 없다’는 답변을 들은 뒤 이를 비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파공작원 관련 8개 단체의 연합체로 김씨가 회원으로 있는 ‘대한민국 첩보요원 총연합회’의 김정식(金正植·55) 회장은 “김씨가 평소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분신이라도 하겠다’고 말해왔다”며 “최근 국방부측과의 면담이 어렵게 성사됐지만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크게 실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총연합회측은 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정보사령부 건물 앞에서 김씨의 노제를 지내고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처럼 북파공작원 임무를 수행했으나 장교이기 때문에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인원은 2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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