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먼데이]민간최대 1200명 '일산호수 마라톤클럽'

  • 입력 2003년 4월 13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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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호수마라톤클럽 회원들이 13일 오전 출발에 앞서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양=이동영기자
일산호수마라톤클럽 회원들이 13일 오전 출발에 앞서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양=이동영기자
일요일인 13일 오전 6시.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슴푸레했지만 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호수공원 맞은편 미관광장에 모인 일산호수마라톤클럽(일마) 회원 100여명은 햇살보다 표정이 밝아보였다.

일산이 좋아 일산으로 이사했고, 호수가 좋아 호수공원을 즐겨 찾으며, 마라톤이 좋아 일산 호수공원에 모여 달리는 사람들의 모임이 ‘일마’다.

1998년 11월 만들어진 일마의 회원은 1200여명.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민간 마라톤동호회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날 20여분간의 몸 풀기가 끝나자 마라톤 풀코스 3시간35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주부 한경희씨(42), 마라톤 3년차인 이석재씨(63) 등이 선두로 나서며 일산 외곽코스(15.8㎞)를 도는 달리기가 시작됐다.

한씨는 “눈은 앞을 보지만 마음은 나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돼 마라톤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달리기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다보니 회원은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있고 직업도 다양하다. 정기모임은 화 목요일 오후 8시반, 일요일 오전 6시에 열린다.

여럿이 함께 달리다보면 힘든 줄을 모르고 말없이 달리지만 함께 뛰는 회원은 어느새 마음 속 친구가 돼 있다고 일마 회원들은 말한다. 이렇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마라톤 실력이 향상된다.

회원 가운데 풀코스를 완주하는 회원만 400여명에 이른다. 지난달 열린 동아국제마라톤에서는 102명이 완주했고 회원의 최고기록은 2시간57분대. 주요 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 역을 맡는 것도 일마의 몫.

일마 회원의 주요한 활동 가운데 하나는 호수공원 청소이며 지난해 강원 양양군 수해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펴기도 했다.

일마 회원들은 국내 주요 대회에 참가하는 것 외에도 직접 대회를 개최해 ‘마라토너가 마라톤대회를 연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6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일 열리는 ‘제7회 고양 일산 호수마라톤대회’가 그것. 봄과 가을에 열리는 이 대회는 일마가 꽃박람회조직위원회 고양시 등과 공동개최하는 것이다. 회원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이 코스 통제와 급수, 탈의, 운영, 진행, 기록 등을 맡고 있다.

일마 한택수 회장(45)은 “마라톤에 대한 열정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뭉친 회원들이라 늘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며 “외형보다 마라톤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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