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친족간 성폭력 '위험수위'

  • 입력 2003년 3월 17일 2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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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에서 친족에 의한 성폭력이나 직장 내 성폭력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총 3081회의 상담을 접수한 결과 성폭력 상담이 1886회, 가정폭력상담이 781회, 청소년상담이 414회 등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상담 중 친부나 형제 사촌 등에 의해 일어나는 친인척에 의한 성폭력이 10.7%를 차지했으며,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62.7%나 됐다.

특히 친족에 의한 성폭력은 사실을 밝히기가 쉽지 않고, 피해후유증도 심각해 피해자에 대한 법률적 의료적 지원활동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상담소측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성폭력상담자 중 65.6%의 피해여성이 피해 후 1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고 상담을 요청했다.

또 직장내 성폭력도 심각한 수준으로, 성폭력상담의 16.6%를 차지했는데 강간 46.3%, 성추행 17.6%, 성희롱 33.9% 등으로 집계됐다.

직장 내 성폭력은 회식자리나 회식 후 유흥업소 및 숙박업소에서 일어난 경우가 41.2%였으며, 사업장 내에서도 34.2%나 됐다.

직장인 김모씨(23·여)는 “사장이 저녁에 술을 억지로 먹이고 노래방에 데리고 가 성추행을 했다”며 “그 충격으로 출근을 못했는데 사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왜 출근하지 않느냐는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성폭력상담 분석에서는 어린이 및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미성년자 성폭력 가해자는 전체 성폭력 가해자 중 6.8%로 수치상으로는 낮은 비중이지만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일찍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재판의 경우 아직도 물증주의, 증거주의에 입각해 가해자에 대해 무죄 판결을 하거나 형이 미약한 사례가 많다”며 “제도 보완은 물론 피해자를 위한 프로그램 실시와 함께 가정과 학교에서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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