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얼굴없는 차량방화 대구전역으로 확산

  • 입력 2003년 2월 8일 0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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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대구시내에서 20여건의 차량방화 사건이 잇따라 발생,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까지 대구 동구와 수성구 지역에서 집중 발생하던 방화 추정 차량화재 사건이 이달 들어서는 서구와 북구, 남구 지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쇄 차량방화 사건에 사용된 방화도구는 라이터에서 화염병까지 다양한 것으로 추정돼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생=지난해 12월 5일 새벽 대구시 동구 신암동 주택가 골목길에 주차 중인 장모씨(39)의 트럭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12월 6일과 7일은 물론 같은 달 11일부터 26일까지 거의 매일 새벽 시간대에 수성구와 동구지역 주택가 골목길을 중심으로 방화 추정 차량 화재가 하루 1∼3건씩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17일 새벽 대구 수성구 두산동 주택가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2건의 방화 사건의 경우 화염병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돼 경찰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지난 1월 1일과 21일, 26일에 이어 2월 3일, 7일에도 서구와 남구 북구의 주택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차량 화재사건이 발생하는 등 대구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주민불안=차량 방화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야간주차 형태도 변하고 있다.

주차비 부담에도 불구 야간에 집 부근 공용주차장에 주차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것.

또 일부 아파트단지의 경우 예전과 달리 폐쇄회로 TV가 설치된 지하주차장이 저녁 무렵에주차차량으로 가득차는 등 대부분의 운전자가 안전한 곳에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

이인규씨(31·회사원)는 “차량 화재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는 말을 듣고 잠을 자다가도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 차를 세워둔 곳으로 달려가 보곤 하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경찰수사=경찰은 차량 화재가 잇따르면서 각 경찰서별로 전담 수사반을 편성, 야간 순찰을 강화하고 발생지역 주변에서 잠복근무를 하고 있다.

경찰은 발생 시간대와 장소가 비슷한 점으로 미뤄 정신이상자나 불법 주차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연쇄적으로 방화했다고 보고 탐문 수사를 펴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차량 방화범을 검거하는 경찰관에 대해 일계급 특진을 내걸고 수사관들을 독려하고 있으나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

한편 최근 ‘주택가 불법 얌체주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방화하고 있다’는 익명의 전화가 대구 동구청으로 걸려와 경찰이 조사를 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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