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차이나타운에 문화를 심자"

  • 입력 2003년 1월 7일 20시 33분


인천은 지금 행복한 꿈에 젖어들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멋있고 알찬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홍콩이나 상하이, 도쿄나 뉴욕처럼 세계적인 비즈니스 허브로 변신할 수는 없을까.

인구 13억명의 중국시장을 마주 바라보고 있는 인천의 꿈은 크고 높지만 헤쳐나가야 할 현실도 만만치 않다. 1980년대 상하이가 그랬듯이 말이다.

인천의 현 수준은 중국과의 교류를 보면 금새 드러난다. 교역을 보자. 한국의 대(對)중국 교역에서 인천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물량의 20%, 수도권 물량의 40%에 머물고 있다. 중국 교역의 중심지라고 말하기 어렵다.

관광객을 보자. 중국 관광객에게 인천은 비인기 지역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은 서울 부산 제주도 민속촌 경주 판문점 에버랜드 설악산 순으로 조사됐다.

인천은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동부 연안 6개 도시와 연결되는 정기 여객선이 매주 12차례씩 왕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거의 머물지 않는다. 누가 인천을 한중(韓中) 교류의 중심지라고 하겠는가.

인천의 개방전략에서 차이나타운 건설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차이나타운 하나 없다’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이미지를 벗는 것말고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문화를 가미하는 것이다. 인천 차이나타운 건설이 엄청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출발해도 좋다. 차이나타운 조성은 중국을 ‘시장’ 일변도로 접근하는 편협한 시각을 ‘문화’적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침 중국정부가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인천 차이나타운을 조성해 한중 교류의 중심지로 육성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타운에는 중국문화원을 비롯해 은행, 언론사, 대학, 기업, 중국정부기관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차이나타운이 중국에 의해 건설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 그러나 차이나타운이 인천의 발전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한광수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대학 교수 kshan@inche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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