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해병대 교육훈련단, 정규과목에 봉사활동 도입

  • 입력 2003년 1월 7일 20시 23분


“봉사활동은 군(軍)의 정신무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해병대가 1월부터 ‘봉사활동’을 교육훈련의 정규과목으로 편성했다. 부정기적인 대민지원활동과 달리 봉사활동을 정식으로 훈련과목에 도입하기는 53년 해병대 역사상 처음. 해병대 교육훈련단 이영재(李永宰·준장·53) 단장은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장병만이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입대하는 젊은이들은 대체로 학력이 높은데다 이기주의 경향이 강합니다. 상하 인간관계도 미숙하고요. 해병대라고 해서 강압적인 방법 위주로 교육훈련을 시키기도 어렵습니다. 지휘관과 대원들 사이의 세대차도 고민거리고요.”

이 단장은 “사회가 변하더라도 전우애(戰友愛) 같은 군인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봉사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부대 근처 노인복지시설에서 장병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조금씩 해보니 장병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목욕을 시켜주고 대소변을 받아주는 것을 태어나 처음 해보는 장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신세대 장병들의 개성도 중요하지만 부모를 생각할 줄 모른다면 군대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란 어렵지 않을까요.”

교육훈련단은 이달부터 초급 장교 및 부사관의 교육과정에 봉사활동을 8시간 편성해 시행에 들어가며, 신병 교육을 마친 장병들은 월 1회 1박 2일 일정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해병대에 지원하는 젊은이들이 많아 평균 경쟁률이 3대 1정도입니다. 젊은 세대 장병들이 혈기왕성함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자세를 가꿀 수 있을 때 ‘귀신 잡는 해병’의 전통은 영원히 빛날 것으로 믿습니다.”해병대 교육훈련단은 ‘대한민국 해병대’를 길러내는 유일한 교육기관. 현재 해병 938기가 배출되는 등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 해병이 된 국민은 70여만명에 이른다. 지난해는 각계각층 2000여명에게 ‘해병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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