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하철 연장운행 2주 표정, 심야열차 정착

  • 입력 2002년 12월 24일 17시 58분


24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시민들이 연장운행 시간대에 운행하는 청량리행 열차를 타고 있다. 이태훈기자
24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시민들이 연장운행 시간대에 운행하는 청량리행 열차를 타고 있다. 이태훈기자
《서울지하철 심야 연장운행이 시행 2주를 넘기면서 이용객이 증가하는 등 점차 정착되고 있다. 송년회 등 각종 연말 모임에 참석한 뒤 귀가하는 시민들은 “여유 있게 집에 갈 수 있어 좋다”며 연장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지하철 연장운행에도 불구하고 자정 전후 도심의 택시잡기 전쟁은 여전했다. 또 인천이나 경기지역까지 연장운행이 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시민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연장운행 정착〓24일 0시경 3호선 종로3가역에 수서행 열차가 도착하자 100여명의 시민이 열차를 탔다.

0시5분경 열차가 충무로역에 도착하자 열차 1칸에 탄 승객수가 70∼80여명으로 늘었다. 압구정역 고속터미널역 교대역 등에서도 많은 승객이 타고 내렸다.

23일 오후 11시55분경 3호선 안국역에서 수서행 열차를 탄 최민기(崔敏基·26)씨는 “지하철 연장운행 덕분에 택시요금을 아낄 수 있다”며 “연장운행 시간대를 오전 2∼3시까지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4일 0시45분경 2호선 신촌역에서 신도림행 막차를 탄 김계현(金桂賢·20·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늦을 때가 가끔 있는데 지하철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연장운행이 시작된 이달 9일부터 23일까지 연장운행 시간대에 모두 61만6000여명(하루 평균 6만여명)이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했다.

▽택시잡기 전쟁은 여전〓종로2가, 신촌 등 서울의 주요 도심에서는 시민들이 택시를 잡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24일 오전 0시반경 서울 종각∼종로2가에는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 100여명이 차도까지 내려와 행선지를 외치고 있었다.

신현숙(愼賢淑·21·여·서울 중구 약수동)씨는 “30분 전부터 택시를 잡고 있지만 승차거부가 심하다”며 “지하철은 갈아타는 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날 0시20분경 신촌역 인근 현대백화점 앞도 택시를 타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산다는 한 시민은 “지하철을 타고 가다 중간에 내려 다시 택시를 타는 것이 귀찮아 택시를 탄다”고 말했다.

한편 도심에 위치한 술집과 노래방 등의 업주들은 지하철이 연장운행됐지만 매출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보완할 점〓아직까지 지하철 연장운행 사실을 모르는 시민도 상당수에 달했다. 또 일부는 지하철 연장운행 구간을 서울 이외 지역으로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박영자(朴永子·47·여·은평구 신사동)씨는 “택시 잡기도 힘든데 멀리 가는 시민들을 위해 국철 구간(철도청 관할 구간)까지 연장운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호씨(李明昊·35·경기 의정부시)씨는 “열차 배차간격을 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철 구간 연장운행을 위해 철도청이 노조와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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