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왕건이 만든 개태사는 거대사찰

  • 입력 2002년 12월 21일 01시 17분


고려태조 왕건이 건축한 개태사(開泰寺·사진)가 알려진 것보다 거대 사찰이었으며 불상과 왕건의 영정을 모시는 구역으로 각각 나눠 조성된 특징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공주대 박물관은 최근 충남 논산시 연산면 천호리 개태사 현장에 대한 정밀지표 조사를 벌인 결과 현재 사찰 터에서 북쪽으로 1㎞, 동쪽으로 500m, 남쪽으로 400m 떨어진 곳에 절의 경계를 표시하는 토담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사역(寺域)이 현재 보다 훨씬 컸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

사찰은 불상을 모신 불전지(佛殿址)와 왕건의 영정을 모신 진전지(眞殿址)로 구분돼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태사가 일반적인 사찰과는 달리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한 것을 기념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진전지에서는 1000평 정도의 건물터가 발견됐는데 불전지 보다 2∼3m 가량 낮은 곳에 위치, 부처에 대한 숭상심을 드러냈다.

박물관측은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개태사의 특징인 진전지를 복원할 경우 그 자체적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데다 좋은 관광 자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산시 관계자는 “개태사가 민족의 자주 통일을 이룩한 고려의 상징인 만큼 복원에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개태사는 왕건이 신검을 무찌르고 삼국을 통일한 것을 기려 936년 창건했으며 보물 제219호인 사지석불입상(寺址石佛立像·보물 제219호), 개태사 철확(충남민속자료 제1호) 등 중요 문화재가 위치해 있다.

논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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