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리산 케이블카 또 ‘진통’

  • 입력 2002년 12월 11일 20시 39분


전남 구례군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이달 말 환경부의 중간용역결과 발표를 앞두고 또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례군은 용역결과가 케이블카 설치 허용쪽으로 나올 경우 곧바로 공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인 반면 지리산 생명연대 등 이 지역 환경단체는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여전히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동면 지리산온천지구∼성삼재까지 3㎞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계획은 1990년 건설교통부가 추진한 지리산온천관광단지 개발계획에 포함됐으나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1997년 구례군이 환경부에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국립공원 개발계획에 반영해주도록 요청하면서 다시 지역 쟁점으로 등장했다.

환경부는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가 타당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올 8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했고 그 결과가 이달말 나올 예정이다.

구례군은 케이블카를 설치할 경우 통행 차량을 줄어들어 대기환경이 개선되고 쓰레기 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리산의 훼손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지리산 순환도로가 개설된 이후 연간 80만대의 차량이 몰려들면서 생태계 파괴와 대형 교통사고가 우려되고 있다”며 “케이블카가 운행되면 차량 분산 효과 뿐만아니라 관광수입이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온천지구∼성삼재 구간은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으로 케이블카 설치과정에서 산림 훼손이 불가피한데다 인근 자치단체도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게 돼 지리산이 볼썽사나운 산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례군은 환경부가 국립공원 개발계획에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반영할 경우 사업비 120억원을 투입, 민간합작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르면 2004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구례〓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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