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독감’ 또 오나…WHO, 내년봄 각국에 지침전달

  • 입력 2002년 12월 9일 18시 17분


수십∼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슈퍼 독감’이 다시 나타날 것인가.

최근 국내에서 예방백신을 맞고도 독감에 걸리는 환자가 생기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년 3월 슈퍼 독감이 유행할 위험성을 알리며 각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지침을 만들 예정이어서 슈퍼 독감의 출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슈퍼 독감은 독감 바이러스 유전자가 대변이를 일으켜 인간의 면역체계나 기존의 치료제로 대항하기 어려운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 생긴다. 기존 독감 바이러스가 닭이나 오리 등 조류에 침투했다가 사람에 옮겨지면서 ‘조류 바이러스’라고도 불린다.

1918년 스페인, 1957년 아시아, 1968년 홍콩에서 발생한 슈퍼 독감은 전 세계로 퍼져 각각 2500만명, 100만명, 70만명을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 이후에는 크게 유행한 적이 없어 슈퍼 독감의 대유행 시점이 가까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1957년과 68년의 사례 및 최근 추세를 분석한 결과 슈퍼 독감이 유행하면 미국에서만 1800만∼4200만명이 감염돼 8만9000∼20만7000명이 숨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립보건원은 슈퍼 독감이 번지면 국내에서도 400만∼1200만명이 감염되고 합병증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당장 국내에서 유행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외국에서도 백신 접종자의 10% 가량이 독감에 걸리기 때문에 최근 국내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이 독감에 걸리거나 독감이 유형하고 있는 것을 슈퍼 독감 출현의 전조로 보는 것은 무리이고, 특정 국가에서만 갑자기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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