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문활용 환경교과서 공모전 연 안경숙씨

  • 입력 2002년 11월 25일 22시 23분


“지구 살리는 게 가장 급하죠.”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서 어린이와 자연을 위한 기획사 ‘그린비즈’를 꾸려가고 있는 안경숙(安璟淑·42)씨가 밤낮없이 고민하는 것은 ‘지구 살리기’다.

25일 전국에서 500여편이 응모한 ‘제5회 신문을 활용한(NIE) 환경교과서 공모전’ 입상작을 선정한 안씨는 “조촐한 행사지만 청소년들 사이에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조금씩 스며드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안씨는 98년부터 이 공모전을 거의 혼자 힘으로 마련하고 있다. 신문에 나오는 환경관련 기사나 사진을 이용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각들을 다양하게 표현해 보도록 하는 것. 1회 때는 200여편이 접수됐으나 올해는 대구 경북뿐 아니라 경기도, 충청도 등에서도 참여해 명실공히 전국 규모 공모전으로 날개를 펴고 있다.

“환경이 중요하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느끼고 실천하기는 어려워요.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지구 살리기 문제에 관심을 쏟아야 하지만 학교공부만으로는 부족해요. 구체적이고 유익한 정보가 많은 신문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환경문제도 바로 내 자신의 문제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보자는 뜻에서 이같은 공모전을 시작했지요.”

안씨는 86년 계명대 의대를 졸업하고 경산보건소장을 시작으로 의사의 길을 갔었다. 그런 그가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까닭은 ‘지구를 살리는 것’도 의사의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 키 150㎝로 아담한 편인 안씨가 15년 동안 실천해 온 환경운동의 범위와 성과는 그의 체구에 비해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넓고 왕성하다.

“의대에 진학한 뒤 환경문제의 해결이야말로 건강의 필수조건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구환경은 너 나 없이 매달려야 한다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흥미있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 환경교과서 공모전도 생각했고요.”

의사 보다는 ‘지역환경운동가’라는 말이 자신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안씨는 “아직은 미약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환경문제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 머지않아 지구가 훨씬 더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동딸 정다영(鄭多瑛·대구 동원초교 6년)양은 “병원에 있는 엄마보다 환경을 치료하기 위해 발로 뛰는 엄마가 더 자랑스럽다”고 좋아했다. 다영이도 엄마 못지않은 어린이 환경운동가라고 안씨는 귀띔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대구범물중 은혜림·이수현 팀이 대상을 받은 것으로 비롯해 50여점이 입상했다. 시상식은 30일 오후 2시반 대구수성구청 옆 홀트복지관 3층에서 열린다. 홈페이지 docgreen.net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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