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창원-안민-구덕터널 통행료 '옥신각신'

  • 입력 2002년 11월 25일 22시 23분


부산과 경남지역의 유료터널 통행료 조정 문제를 놓고 자치단체와 이용자들의 논쟁이 치열하다. 이용자들은 과중한 부담을 이유로 통행료 인하를 요구하는 반면 자치단체들은 투자비 회수에 어려움이 많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창원터널〓경남 창원과 김해를 잇는 이 터널의 통행료 조정문제는 최근 경남도의회가 본격적으로 들고 나왔다. 김정권(金正權), 강기윤(姜基潤)의원 등 김해와 창원출신 도의원들은 “통행량이 급증한데다 김해 장유 신도시가 창원공단 봉급생활자들의 베드타운인 점을 감안해 통행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창원터널의 통행료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라며 “건설비용의 조기 상환을 이유로 이용자에게 높은 요금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도의회는 정기 출퇴근 차량에 대한 요금 인하를 추진하면서 전체적인 요금 조정을 경남도에 요구할 계획이다.

창원터널은 민자로 건설, 94년 개통했으며 경남개발공사가 2000년 12월 SK건설로부터 관리권을 넘겨받았다. 통행료는 소형이 1000원, 대형이 1500원이다.

▽안민터널〓창원과 진해를 잇는 안민터널은 지방자치단체가 통행료를 받는 유일한 국도(25호선)상의 터널이다.

국비와 지방비에다 경남도가 빚을 내 건설한 뒤 부채 상환을 이유로 창원터널과 같은 금액의 통행료를 징수하면서 타당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진해출신 김종률(金鍾律) 도의원은 “이 터널은 건설 경비를 전액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국도상에 있기 때문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무료화가 바람직하지만 우선 요금을 50% 정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남도와 경남개발공사는 “창원터널의 건설비 상환을 2010년까지 끝내기 위해서는 요금인하가 어렵다”며 “안민터널과 마찬가지로 정기 출퇴근 차량에 대한 할인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구덕터널〓부산시는 내년 11월 만료 예정인 구덕터널(사상구 학장동∼서구 대신동)의 통행료 징수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소형 500원, 대형 600원을 받는 이 터널은 84년부터 받아온 통행료 징수기한이 내년 11월로 끝나지만 그동안 투자비 343억원에 대한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 상환잔액이 투자비보다 많은 440억원이나 남아있다.

한편 부산시는 2000년 개통돼 요금을 받아온 백양터널과 올 4월부터 요금을 징수한 수정터널의 교통량이 예상을 밑돈다며 내년부터 통행료 인상을 동시에 추진키로 하자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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