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경륜장 유치 '끼어들기' 논란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9시 56분


전남도에 이어 광주시가 수익사업을 명분으로 서남권 경륜장 유치경쟁에 뛰어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도박산업 활성화에 앞장선다는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월드컵 경기장 활용방안의 하나로 경기장과 인접한 서구 염주동 염주체육관 동쪽 승마장 및 양궁장 부지 1만8000여평에 5000석 규모의 돔형 경륜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시 당국은 “경륜장 부지가 월드컵 경기장과 1㎞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고, 월드컵 경기장 사후활용 시설이 대부분 청소년용이어서 성인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연간 366억원(연간 20만명 이용)의 재정수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전남도가 나주시 송월동에 1만5000석 규모의 경륜장을 짓기로 하고 27일 문화관광부에 공식허가신청을 앞둔 상황에서 광주시가 서남권 경륜장 유치경쟁에 뛰어들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전남도는 올초부터 사업 타당성 검토에 들어가 △설치 용역심의 △나주시의회 유치의사확인 △행정자치부 재정투융자 승인 △내년도 예산안 42억원 계상 △사업설명회 개최 등의 절차를 마친 상태.

이런 이유를 들어 전남도는 광주시의 가세로 자신들의 사업승인도 지연받을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전남도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업추진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설치허가만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광주시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지역자금 역외유출’ 등 수긍할 수 없는 논리를 앞세워 유치경쟁에 뛰어든 것은 우리 측 사업지연의 요인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륜자 유치에따른 주민들의 사행심 조장 등의 문제는 외면 한채 재정수익에만 눈이 어두워 이전투구하는 자치단체의 모습이 가관”이라며 양 시도의 자제를 촉구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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