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주-남원 ‘혼불’ 갈등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56분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 고(故) 최명희(崔明姬·1947∼1998)씨의 기념사업이 작가의 고향인 전북 전주시와 작품의 무대인 남원시가 중복투자에 나서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주시는 최근 풍남동 최씨의 생가 부근에 국비 3억원을 포함, 15억원을 들여 한옥 형태로 최명희 문학관을 2004년까지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곳에는 최씨의 서재를 재현해 사용하던 책과 책상, 육필원고, 필기구, 애장품 등을 전시하고 고인의 생전 모습과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등 영상물도 상영할 계획이다.

남원시도 소설 혼불의 배경인 사매면 노봉마을 일대에 유물전시관과 혼불 길 조성 등의 사업이 포함된 혼불문학마을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부터 시작돼 내년까지 49억원이 투자된다되며 유물전시관 외에 주제관, 기념탑 등이 들어설 예정.

이처럼 소설 혼불을 둘러 싸고 양 지역이 갈등을 빚자 민간단체인 혼불기념사업회(위원장 두재균 전북대총장)는 지난달 전북도와 전주,남원시가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고 사업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념사업회는 “혼불기념사업은 작가와 작품으로 분리해 작가와 관련된 사업은 전주시가,작품과 관련된 사업은 남원시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주시와 남원시는 “우리가 먼저 추진해 왔다. 유가족들이 원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조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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