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택지개발지구 탐방 2 '미사일기지' 이전 늦어져

  • 입력 2002년 9월 23일 20시 21분


인천 송도신도시 내 건축물 신축이 송도 미사일기지의 영종도 이전사업 지연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10월 초에 이뤄질 인천시 1차 동시분양에 참여하기로 한 건설업체들이 관할 군 부대의 아파트 사업승인 동의를 받지 못해 현재로는 착공은 물론 분양조차 할 수 없는 처지다.

올 5월 송도 신도시 2공구내 공동주택용지 5개 필지 8만7000평을 매입한 일주건설 등 3개 건설업체들은 “인천시에 땅값 1300여억원을 다 내놓았지만 아직도 최종 사업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꿈틀거리는 올 하반기 중에 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분양률 저조와 이자율 부담 등으로 도산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집단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또 송도테크노파크에 입주할 연구소 등 21개 기관들도 군 부대로부터 건축허가 동의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 박동석(朴東錫) 정무부시장은 24일 국방부를 방문해 송도신도시에서 건축 행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국방부와 인천시가 기지 이전 대상지의 착공 시기에 대한 해석상 차이로 인해 건축 승인 절차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합의해 건물 신축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도신도시 내 건축 물량〓인천시는 송도신도시 1차 사업지구 535만평 중 2000년 5월 매립사업을 끝내고 기반조성공사를 진행 중인 2, 4공구 176만평에서 건물 신축을 서두르고 있다.

아파트 1차 건설사업은 2공구내 9개 필지 14만7000평 부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곳에서 분양될 7000가구분 중 올 초 공동주택용지를 사들인 일주건설 등 5개 아파트 시행업체의 5400가구분이 올해 말까지 분양될 예정이다.

나머지 1600가구분은 내년 11월까지 분양된다. 건설업체들은 이 곳의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500만원 선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는 또 박스젠사와 비벤디사 등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미화 1억5000만∼3억달러를 투자해 에이즈백신 공장 등을 지을 계획이다.

이밖에 미국 게일사는 매립사업이 진행 중인 송도신도시 1, 3공구 167만평 부지에 무역센터 컨벤션센터 호텔 등 국제비즈니스센터를 2010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송도 신도시 1, 3공구 167만평을 미국 게일사에 일괄 매각하기로 한 양해각서를 지난해 5월 체결했다.

▽사업착공 전망〓송도신도시의 공동주택용지에서는 용적률 135%가 적용돼 10∼25층의 아파트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아파트 시행업체들은 국방부와 인천시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건축심의, 사업승인 등의 행정절차를 마친 뒤 이르면 11월경 분양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파트 신축은 물론 올해 말로 예정된 경제특구 지정 이후 각종 민자유치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방부와 인천시는 “송도 미사일기지 이전 대상지인 영종도 백운산 일대에서 공사가 착수되면 송도신도시에 건축허가를 내주고, 기지 이전이 완료된 이후 입주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체결한 상태다.

국방부는 백운산 일대에서 실질적인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건축 승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국방부가 올 5월 공사 발주업체를 선정했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은 착수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군부대 이전기간(2년)보다 아파트 건설기간이 1년 이상 더 걸리는 점을 감안해 먼저 건축 승인에 동의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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