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 3개월간 '큰손' 평균 14억 거래

  • 입력 2002년 9월 23일 19시 02분


국내인 전용 카지노인 강원 정선의 강원랜드를 이용하는 일부 중독성 부유층 고객들의 도박행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가 민주당 조배숙(趙培淑·문광위)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6월17일부터 9월16일까지 3개월 동안 한 VIP고객은 28일 동안(204시간) 카지노를 출입하며 무려 275억5400만원의 이용금액(턴오버·고객과 카지노가 주고받은 돈을 모두 합친 액수)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VIP고객은 23일(205시간)간 게임을 하면서 148억3200만원의 이용금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원랜드의 VIP영업장 고객 중 100억원이 넘는 거래액을 기록한 사람은 6명, 10억원이 넘는 사람이 67명이나 돼 일부 고객의 ‘카지노 중독’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VIP영업장에는 베팅액 한도가 없다.

VIP영업장 이용객 180명의 3개월 이용총액은 2620억6060만원으로 1인당 14억5600만원에 달했다. 이 중에는 불과 4시간 동안 1억7700만원의 이용금액을 기록한 사람도 있었다.

카지노업계의 한 관계자는 “턴오버 금액이 그 정도면 최소한 20억∼30억원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VIP고객 이상의 특별관리고객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중독성 이용 실태는 일반영업장도 마찬가지였다.

한 고객은 77일 동안 44억1349만원, 또 다른 고객은 37일간 15억1000만원의 턴오버 금액을 기록했다. 일반영업장을 이용한 500명의 총 거래액은 1064억3030만원으로 1인당 2억1300만원. 또한 600시간 이상 게임을 한 사람이 무려 103명이었는데 이는 3일 중 하루는 식음을 전폐한 채 게임에만 몰두했다는 뜻이다.

현재 강원랜드의 VIP회원은 312명으로 집계됐다. 서울거주자가 207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67명) 강원(12명) 경남(11명) 충북(6명) 전북(4명) 경북(3명) 충남(2명)의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건설업이 93명으로 1위였고 자영업 78명, 유흥업 62명, 전문직 48명, 유통업이 31명을 차지했다.

조 의원은 “극에 달한 부유층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지만 거액의 도박이 빚어내는 자살 절도 가정파괴 같은 사회적 부작용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강원랜드 카지노 관련 사망 사고는 작년 2건에서 올해 벌써 5건으로 늘어났다. 이 중에는 부부와 자식 2명이 동반자살한 경우까지 있었다.

조 의원은 “카지노감독위원회를 설치해 도박중독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면서 “특히 일반영업장의 1회 베팅액 한도를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추고 VIP영업장도 하루 속히 베팅액 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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