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총리서리 양주땅 실태]복지시설 건립 신청한적 없어

  • 입력 2002년 7월 15일 18시 36분


장상 총리서리가 소유하고 있는 기산리 땅. - 권주훈기자
장상 총리서리가 소유하고 있는 기산리 땅. - 권주훈기자
장상(張裳) 국무총리서리가 이화여대 교수 5명과 공동 소유한 부지는 경기 양주군 백석읍 기산리 159 일대 임야와 대지 잡종지 등 1만4600여평으로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문산천과 기산저수지 주변의 카페촌 바로 뒤에 자리잡고 있다.

왕복 2차로의 39번 지방도에서 300m가량 떨어진 야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비어있는 농가 1채와 컨테이너 박스 1개도 부지 위에 자리잡고 있다.

부지가 있는 기산리 마을에는 1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대부분 노인들로 텃밭을 일구며 여생을 보내고 있고 기와집들도 매우 낡아 다소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장 총리서리가 공동 소유하기 전에는 주민 이모씨가 이 부지에서 목장을 운영했었고 이 마을 출신의 몇몇 유지들이 부지를 다시 사들이기 위해 공동 소유자들과 몇 차례 접촉했으나 매번 거절당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장 총리서리가 공동 소유한 밭에는 주민들이 고추와 옥수수 등을 심어 농사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총리실 해명처럼 마을 입구에 설치된 ‘통일 사격장’이란 푯말이 말해주듯 장 총리서리의 부지 오른쪽에는 육군 모 부대의 실거리 사격장이 90년부터 자리잡아 주민들이 총소리와 군용차량 이동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39번 지방도를 따라 형성된 기산저수지 일대 카페촌은 평당 100만원 이상을 호가하며 거래도 활발한 편이지만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규제받는 장 총리서리의 부지를 비롯해 이 마을의 부동산은 사실상 거래가 없어 시세를 평가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

부지와 인접한 기산저수지 일대 카페촌의 상권이 갈수록 번성하고 있어 장 총리서리의 부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일부의 시각도 있지만 각종 규제가 걸려 있고 도로변에서 떨어져 개발열풍이 이곳까지 미치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

14일 오후 현장을 둘러본 한 부동산 관계자는 “군부대가 인접했고 토지 모양이 산을 따라 직사각형으로 경사져 있어 대지로 활용하기 어렵겠다”며 “워낙 거래가 없는 곳이라 시세를 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내가 꼭 매입을 해야 한다면 평당 10만원 이상은 곤란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대지와 잡종지는 평당 10만∼15만원선, 임야는 1만∼10만원선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노인복지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매입했다는 해명에는 아직 의구심이 남는다.

이 부지에는 그동안 복지와 관련된 시설을 짓겠다는 의사타진이나 건축허가 신청이 해당 양주군청에 단 한 차례도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주군청 관계자는 “현재 남아 있는 기록상 해당 부지에 복지시설을 짓겠다고 신청된 적이 없다”며 “다만 10년 이상 된 서류에 있을 수도 있지만 현재 보관하지 않아 그 당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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